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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구나무표 짜장면!!

오늘은 그야말로 맛있고 환상적인 둥구나무표 짜장면을 만드는 날이다!

봉사현장을 찾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다란 솥단지에 짜장 양념을 볶아낸 지도 어느덧 15년째 접어들어 가고 있다.

늘상 해오던 익숙한 순서대로 대전노은시장에서 신선한 고기와 야채를 차에 싣고 있으면 낯익은 얼굴들이 인사를 건네어 온다. 공짜 커피와 주전부리는 15년 단골 손님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다.

물건 값을 깎기에 에누리 없는 베테랑 장사꾼이라도 둥구나무 짜장 재료만큼은 후한 인심과 ‘덤’이 따라 붙는 법이다.

식재료를 가득 실은 차에 올라 즐거운 기분에 콧노래를 부른다.

함께 봉사를 하는 동료 7명을 마저 태우고 목적지를 향해 아침 일찍 내 달리니, 차창 밖의 선선한 공기만큼 상쾌한 기분이다.

우리 ‘둥구나무’봉사단은 점심 12시 식사시간을 맞춰 짜장면을 요리해 내야 하기 때문에 아침 발걸음이 유독 바쁘다.

더욱이 300여명의 복지시설 생활인분들을 위해 시간에 맞춰 면을 삶고, 짜장을 볶아 내려면 적어도 10시전에는 목적지에 도착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성큼성큼 걸으며 장을 보고 열심히 차를 몰아 달려가도, 함께 봉사하는 사람들이 대전 곳곳에서 합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하는 경우가 태반이지만, 함께 호흡을 맞춰온 수년간의 내공은 결코 무시할 것이 못되는 법이다.

서로 대화할 틈도 없이 바쁘게 손을 놀려야 하지만 눈빛만 교환해도 감자와 양파 껍질 깎기부터 다지기, 볶기, 물 끓이기, 삶기, 헹구기, 그야말로 전광석화가 따로 없어서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호흡이라고 자신한다.

수북하게 쌓이는 양파껍질에 비례해서 눈물 콧물 범벅이 되기는 하지만 봉사자들의 얼굴마다 찡그린 표정은 찾아볼 수 없다.

내가 남을 위해 무언가 준비해서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벌써 15년간 배우고 또 배웠기에, 힘든 표정은커녕 기대감 마져 엿보이는 얼굴들이다.

‘오늘 짜장이 맛있게 볶였을까?’, ‘이곳에 계신 분들이 드시면서 즐거워 하시겠지?’

저마다 같은 생각으로 짜장면을 만들다 보니 배식이 끝난 뒤에는 문지방에 모여 서서 슬며시 밖을 흩어 보며 드시는 모습을 훔쳐보는 것이 마지막 순서로 정해져 있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했던 봉사의 하루가 깨끗이 비워진 짜장면 그릇과 함께 끝이 났다.

돌아가는 발걸음에 다음을 기약하며, 둥구나무 봉사대원 모두들 화이팅!!